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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7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작가님

복숭아넥타365 2024. 7. 11. 23:09







3시간 만에 완독 가능한 책의 지은이 김영하 작가님,
영리함에 일단 감탄.



30년 살인에 25년 전 연쇄살인 은퇴, 현 70세 알츠하이머 환자 김병수.

죽여마땅한 인간이 아닌 그저 평범한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무수히 죽였던 김병수는,
눈빛으로 본능적으로 알아챈 동질의 살인마로부터 딸 은희를 지키기 위해 사라지는 기억을 붙잡으려 애쓴다.

딸에게 접근하는 살인마를 잊지 않고 죽이기 위해
일지를 쓰고 체력을 키워가지만
기어코 죽여야겠다는 그 살인마도 아닌
시간에 패배한다.

일말의 죄책감도 없던 살인을 은퇴하고
그 악행을 망각하고 무지의 상태로 가는 것을
축복으로 여기다가
망각이 곧 존재로서의 재앙임을 보여주는 과정을
아래 인용문구가 잘 보여준다.


아무도 읽지 않는 시를 쓰는 마음과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살인을 저지르는 마음이 다르지 않다. _53쪽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오직 딱 한 가지에만 능했는데 아무에게도 자랑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자긍심을 가지고 무덤으로 가는 것일까. _153쪽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_195쪽



머리 속 기억은 없으나 몸이 기억한 습으로 인해
마지막 살인을 함으로써
연쇄살인이 세상에 드러난다.

치매라는 장치가 주는 반전이 뛰어났고,
스피디한 속도감과는 달리
늙음과 죽음, 또다른 소멸에 대하여
딥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제 삶의 중반즈음을 달리고 있다보니
치매란 질병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슬쩍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도 들어가본다.

최근자료가 2020년
추정치매유병률이 10%가 넘었다. 후덜덜
  



"차라리 암 이였으면 좋겠어요"
50세 이상 성년에서 암보다 더 두려운 질병이 치매다.

나를 잃는 질병. 무섭다.
자아가 강해서 스스로를 못마땅해한 적 많았지만,
죽음이 아닌 또다른 소멸은 짐작조차도 할 수 없어 공포스럽다.
외로움이 치매를 앞당긴다는데.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전에 그만해야겠다.
책 한권 읽고 리뷰 쓴 것으로
치매 예방 활동 했다고 우기면서.
또다른 치매예방법인 수면시간 확보에 나선다.



영리하고도 스타일리시한 작가님.
영화까지 보게 만드십니까.
월요병이 가벼운 괜찮은 일요일 저녁, 감사합니다.